[중앙일보] 입력 2014.11.17 00:05 |

동충하초는 번데기·누에·매미 등 살아있는 곤충에 버섯균이 기생해 자라는 약용버섯이다. 사진은 번데기에 기생한 밀리타스 동충하초.

동충하초는 땅에서 자라는 ‘보물’이다. 벌·잠자리·매미·나비·딱정벌레·누에·번데기 등 살아 있는 곤충에 버섯균이 기생해 자라면서 버섯으로 변한다. 곤충 종류에 따라 동충하초도 다양하다. 중국에서는 불로장생을 염원하던 진시황부터 젊음을 갈망했던 양귀비가 동충하초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녹용과 함께 동양 3대 명약으로 손꼽히는 버섯의 제왕 ‘동충하초’에 대해 알아봤다.

 

 

벌레 먹고 자란 약용 버섯 ‘동충하초’

동충하초는 곤충 기생형 약용버섯이다. 온·습도가 높아지는 여름·가을에 동충하초균이 살아 있는 곤충의 호흡기나 마디분절을 통해 몸속으로 침입해 겨울 동안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발육·증식한다. 이후 이듬해 여름철 곤충의 입이나 등을 뚫고 나와 곤충 형태에 따라 버섯 자실체를 형성한다. 이런 습성을 본떠 ‘겨울에는 벌레, 여름에는 풀’이라는 의미를 지닌 동충하초(冬蟲夏草)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400여 종의 동충하초가 보고됐으며, 국내에는 70여 종의 동충하초가 자생한다.

동충하초 전문가인 강원대 농업생명과학대 성재모 명예교수는 “동충하초는 인적이 드문 고원지대에 자생한다. 생육조건이 까다로워 인공재배가 어렵다”며 “일반인에게는 전설 속 버섯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동충하초는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오장육부의 기능을 원활하게 돕는 고급 한방 약재로 사용됐다. 면역기능을 높여 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고, 쌓인 피로를 풀어준다. 일종의 천연 면역증강물질인 셈이다. 중국 청나라 의서 『본초종신(本草從新)』에는 “동충하초는 폐를 보호하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 기침·출혈을 멈추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세계여자육상선수권대회를 휩쓴 중국 여자육상대표팀 ‘마군단(馬軍團)’은 동충하초를 먹으면서 고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뎠다. 중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동충하초는 생체에너지 효율을 높여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암세포 공격하는 면역세포 활성 증가

최근 동충하초의 면역·인지기능이 재조명되고 있다. 동충하초는 인체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코디세핀(Cordycepin)’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동충하초의 주요 성분인 코디세핀은 1951년 영국 글래스고대학 커닝엄 교수가 처음 보고한 이후 효능·효과를 지속적으로 연구 중인 천연물질이다.

코디세핀의 효능은 다양하다. 자양강장 효과뿐 아니라 뇌세포 노화를 막는다. 2013년 중국 화난사범대학교 생명과학팀은 기억·학습장애를 유발한 쥐에게 동충하초 추출물을 21일 동안 복용토록 했더니 신경세포 사멸을 막아 기억장애를 줄이고 인지능력 저하를 막았다고 발표했다. 항암 효과도 있다. 체내 저항력을 높여 폐암·간암·유방암 세포에 관여하는 암세포 증식을 85%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동충하초 대중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바로 ‘현미 동충하초’를 통해서다. 인공재배가 까다로운 곤충이 아닌 무농약으로 재배한 국내산 현미를 활용한다. 현미를 물에 넣고 가공·살균한 배지에 동충하초 중에서도 기능성이 뛰어난 번데기 동충하초균을 접종해 대량으로 재배한다. 동충하초 본연의 효능에 현미의 영양성분이 더해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강화했다.

현미 동충하초의 효과는 면역세포 활성 정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면역기능을 억제한 쥐 12마리를 대상으로 현미 동충하초 추출물을 하루 1회씩 12일간 먹였다. 그랬더니 암을 공격·파괴하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 Cell·Natural Killer Cel)가 활성화하면서 면역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건강한 성인 남성 78명을 현미 동충하초 섭취군과 가짜약 섭취군 두 그룹으로 나눠 4주 동안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현미 동충하초 복용군은 혈액 속 NK 면역세포 활성도가 11% 증가했다. 또 인체 내 면역세포는 28% 늘어났다.

성재모 교수는 “현미 동충하초 추출물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외부 침입물질에 대한 초기 방어기전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를 활용한 제품도 있다. 동아제약에서 판매하는 ‘동충일기’가 대표적이다. 동충하초 건강기능식품으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효과를 인정받았다.

품질·안전관리도 철저하다. 종자부터 재배·수확·포장·유통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농약·중금속·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관리한 원료만 사용한다. 복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현미 동충하초를 미세분말로 만들어 알약 형태로 제조했다. 하루 2회 두 알씩 복용하면 면역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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